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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길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양주 단독주택 ; 평온재 건축일기 2023. 7. 11. 09:30
양주 단독주택 平穩齋(평온재) 해부도감 ; 좁은 길
_ 건축가/양주 건축설계/양주 단독주택
좁은 길/넓은 길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나쁜 길은 넓을수록 좋다.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의 말입니다.
같은 말의 책도 있어서 한번 읽어보시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좋은 길은 좁을 수록 좋다고 합니다.
무슨 말일까요?
저도 책을 읽은지 너무 오래돼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머릿속에 남은 기억과 저의 생각을 더해 풀어가 보면...
좁은 길은 이야기가 풍성합니다.
길을 오가며 마주치는 풍경도 위압적이지 않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스케일로 사람을 반기며 마주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오가고 건물과 1:1로 만나 경험을 풍성하게 합니다.
우리가 익선동과 삼청동, 서촌, 홍대거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길이 넓지 않기 때문입니다.
좁은 길을 오가며 사람들을 구경하고 가게와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습니다.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쌓이면 그곳은 장소가 됩니다.
건축이 장소가 되는 것이지요.
넓은 길은 무언가 억압적입니다.
도로가 넓으면 사람이 주인이 아닌 차가 주인이 되어 버립니다.
가게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풍경으로서의 관계가 맺어집니다.
빠르게 스쳐가 버리는 풍경은 기억에 남질 않습니다.
소비되어버리는 이미지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나쁜 길은 넓을수록 좋다.
집으로 와 봅시다.
우리 집에는 어떤 길이 있나요?
집 내부에 복도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시나요?
넓게 부족함이 없게 만들어 두고 계시나요?
좁지만 이야기가 담긴 길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떤까요?
물론 짐을 옮기기에는 충분한 폭은 필요하겠지만 말이죠. :)
양주 단독주택 平穩齋(평온재)의 복도는 넓지 않습니다.
좁다고 하기에도 좀 애매합니다.
그렇다고 넓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좁은 느낌은 그렇게 들지 않습니다.
천장을 낮추지 않고 집의 형상을 따라 그대로 들어내어 좌우의 폭이 만드는 공간감을 상하의 높이로 치환시켜 공간감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그 길을 따라 창과 문이 있어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해가 어수룩해지는 저녁, 조명길을 따라 꿈나라를 찾아가는 여정이 됩니다.
작은 복도에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야기는 장소가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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