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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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좋습니다. [건축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1. 15. 10:20
모든 건축 중에서 집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 일상성 때문입니다. 집은 생활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만남이, 쉼이 그리고 삶이 만들어지는 장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섬세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가정의 삶 속으로 완벽하게 녹아들어 가야만 합니다. 매일 보는 공간을 다루는 일은 애정의 빈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애정을 가지고 집안을 둘러보세요. 이제껏 봐왔던 것들이 달라 보일 거예요. 오전에 찾은 현장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커다란 스크린 너머로 비추는 빛이 집의 기둥을 포근하게 비춥니다. 오목하게 들어간 계단 벽을 따라 빛도 자연스레 동그랗게 말아들어갑니다. 포근함이 감도는 순간을 매일 누리는 삶을 그려내는 자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저의 손을 벗어난 집은 이제 자연 속에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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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동결된 음악이다. [건축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1. 14. 10:54
괴테가 그랬던가요. 건축은 동결된 음악이다. 그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음악을 듣는 순간 음악은 우리를 어디론가 데리고 가버립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사랑했던 기억 속으로 행복했던 시간 속으로 음악은 우리를 그 시절 어딘가로 초대하지요. 건축 속에서도 그러한 순간을 마주합니다. 지나가다 만나는 한줄기 빛 속에서 맨발로 디딘 바닥의 촉감 속에서 차가운 문 손잡이의 온도 속에서 집안에 풍기는 냄새 속에서 우리는 어디론가 떠나버리게 됩니다. 동결된 음악 멈춰버린 순간 그 순간을 담고 그 순간 속에서 살고 그 순간을 기획하는 일을 하는 건축이 참으로 흥미진진합니다. 그 깊이에 다시금 고개가 숙여집니다. 건축설계/공간디자인 : aLC(atelier LOW CREATORs) 양인성 소장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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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시간 [건축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1. 10. 07:30
집은 참 어렵습니다.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철렁 거리는 순간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 희열을 느꼈던 순간도 간혹 있었지요. 현장에서 만난 따사로운 햇살이 참으로 감사하네요. 이별을 마주하는 일은 썩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항상 프로젝트가 마지막에 다가갈수록 괜스레 마음 한편이 뭉클해집니다. 프로젝트뿐 일까요.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지요. 이별은 저에게 언제나 어려운 과제입니다. 위례 단독주택과도 이제는 작별을 해야 할 시간이네요. 좋았던 기억, 아쉬웠던 기억 그리고 이 집을 짓기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신 많은 분들 모두 안고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합니다. 많이 성장했고 많이 배웠고 많이 싸웠고 많이 아쉬워했으며 많이 서운해했습니다. 무언가에 감정을 이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애정을 쏟았다는 뜻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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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장소 [건축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1. 8. 08:00
좋아하는 장소에 가면 절로 마음이 열립니다. ... 공간을 계획하면서도 마음이 가는 곳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장소에 가면 절로 마음이 열립니다. 집에서도 마음이 가는 장소가 있지요. 어떤 장소를 좋아하시나요? 삶과 일상이 함께 하는 장소에 자신의 마음을 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일상이 정말로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공간을 계획하면서도 마음이 가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이 긴 복도가 참 마음이 가네요. 기다란 창과 넓은 창이 조화를 이루고 공간에 깊이를 줍니다. 보를 일부 노출하면서 구조적인 매력을 노출합니다. 은은하게 빛이 흐르는 복도에서 마주하는 광경이 저에게 충만감을 주네요. 여러분의 집에도 마음이 가는 공간이 있나요? 작은 공간이라도 좋습니다. 내 마음이 가는 곳이라면 그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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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피어나는 곳 [건축가/위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1. 7. 11:00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노력과 애정으로 새로운 문명이 새로운 집이 새로운 건축이 피어납니다. bold 이번 프로젝트에서 컨셉으로 잡은 단어입니다. 두꺼운, 굵은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지요. wr-house2의 모든 선은 두껍습니다. 굵습니다. 굵게 그리고 두껍게 모든 면과 선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심지어 창의 프레임마저 두껍네요. 욕조도 빠질 수 없겠지요. 쉼을 위한 장소 삶의 모든 때를 벗고 새롭게 시작을 알리는 장소 은밀하고 내밀한 나만의 비밀장소 졸리컷으로 만든 욕조가 마음에 들지 않아 2번이나 재시공으로 겨우 퀄리티를 잡았습니다. 어렵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건축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머릿속에 퍼져있는 생각을 정리해서 도면화시키고 3d로 표현하고 현장에서 다시 협의하면서 또 다시 수정과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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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건축가/위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1. 6. 07:00
매일 그저 흘러가버리는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찰나의 순간이 되고 의미로 다가옵니다. 제가 그린 공간 속에서 당신의 일상이 예술이 되기를 바랍니다. 충만한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순간을 즐기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공간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스케치를 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남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은 역시 사진입니다. 작은 프레임 속에 원하는 공간을 담아냅니다. 작가의 시선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집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 그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로 잡아냅니다. 그럴 때 희열마저 느껴집니다. 그 옛날 사물의 본질을 잡아내기 위해 그리도 많은 화가들이 정물화를 그렸습니다. 화가마다 자신의 시선과 구도, 그리고 색감을 개성 삼아 대상을 그렸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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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얼굴[건축가/위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1. 1. 07:00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 합니다. 잘 있었니? 잘 살았니? 몸은 좀 어때? 보고 싶었어... 마주할때 우리는 비로소 상대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눈 빛 속에서 상대방의 행동 속에서 그리고 상대방의 표정 속에서 그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wr-house2와 얼굴을 마주합니다. 큰 상처를 입은 얼굴을 이제서야 손을 봐 주었습니다. 강렬한 턱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없었던 강렬한 턱입니다. 처음 상처가 생긴 것을 보고 화가 났습니다. 이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무력감에 화도 나고 다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자구책을 만들어야했기에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디테일을 만들어 풀어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의 상처는 남습니다. 커다란 상처만큼 제 마음 속에도 상처가 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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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건축가/위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건축에세이/집에세이]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10. 30. 07:00
건축 설계를 하다보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그린 도면대로 되야해!! 도면과 달라서는 안돼!! 시공자는 내 말을 무조건 들어야해!! 이런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당장 버려주세요... 현장은 언제나 변수와의 싸움입니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도자기를 굽는 장인조차 모든 도자기가 자기마음에 들지 않듯이요. 건축은 자기 손으로 하는게 단 하나도 없는 작업입니다. 모두 누군가의 손을 빌려 비로소 상상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작업이지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 그리고 배려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가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 역시 계획하고 그린 건축가의 마음을 존중해야한 합니다. 1층 주차장에서 우연히 들여다 본 2층의 모습 속에서 재미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