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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빛꼬마건축가의 작업일기/위례 단독주택2호점 ; 🦕 건축일기 2023. 6. 29. 11:17
위례 단독주택 🦕 건축일기 ; 은은한 빛
_건축가/위례건축설계/위례단독주택
좋아하는 빛이 있나요?
밝은 빛을 좋아하나요?
은은한 빛을 좋아하나요?
어떤 색의 빛을 좋아하나요?
빛에도 여러종류가 있다는 것을 아나요?
그 종류만 해도 너무 많아 저 역시 모든 것을 알지 못합니다.
예전에는 한가지 목적을 위한 빛 밖에 없었어요.
"방을 밝히자!!"
그래서 우리 집 조명을 보면 언제나 형광등 하나가 떡!! 하게 붙어 있죠.
기능말고는 많은 것을 염두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나 할까요?
어린 시절 저 역시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앉아서 무언가를 하는 시간보다는
누워서, 엎드려서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를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었었죠.
그때마다 제 눈에 보이는 것은
하얀 형광등이었어요.
노란 불빛?
화장실 말고는 본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노란 불빛은 왠지 어둡고 축축했던 기분이 들었었던 것 같아요.
언제나 집도 환하게
사무실처럼, 학교처럼 밝게 빛을 비췄던
형광등
그런 불빛 속에서 자라왔습니다.
물론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제가 공간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는 이 시점에도
저희 집을 밝히는 불빛은
덩그러니 놓여있는 직부등 하나...
제가 여유가 되었다면 집을 모조리 고쳤겠지만
그러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저는 집에 가면 불을 켜지 않습니다.
책상에 놓여있는 스탠드 하나만 키고 생활하고 있어요.
빛의 색상은
3,000k
은은하게 퍼져가는 불빛 아래서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씁니다.
조금 어둡다고 생각이 들면
스탠드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집중할 수 있는 곳만 밝히고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요리를 하거나 청소를 할때는
거실과 주방의 큰 불을 키긴 합니다만
그 이외에는 스탠드 하나, 간접등 하나만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둡다!!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눈이 여기에 적응을 해버렸네요.
차분하게 내려 앉은 어둠 아래서
하루를 정리할때의 기분은 정말
편안~~~ 합니다.
위례 단독주택 🦕 은 그런 제 생각을 가득 담은 조명설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입등과 직부등은 최소화시키고
간접등을 메인으로 조명을 계획하였습니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까닭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
비가 내리는 오늘
잠시 조명을 켜봅니다.
선과 선, 면과 면이 만나는 부분마다
준비된 빛이 은은하게 퍼져나가네요.
집은 거주의 장소입니다.
그 곳에서 편안하게 정주하면서
오늘 하루를 준비하고
내일 하루를 맞이 합니다.
힘든 하루를 위로해주고,
불안한 내일을 감싸안아줍니다.
집이 잖아요.
우리 한번 집에 의지해봐요.
집에게 말을 걸어보고
집에게 내 생각을 전해봐요.
그렇게 나만의 공간이 태어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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